당분간 집을 사서는 안 되는 이유

그 동안 결혼한 뒤 집을 세 번 시고 팔았는데, 매번 어느 정도 차익을 남겼습니다.
2000년, 2006년, 2010년. 공통점은 집값이 바닥을 찍고 상승하는 시점에 산 거죠.
항상 시고 팔 때 원칙이 있었는데,
첫째, 오를 때 시고 오를 때 판다.
둘째, 살 때는 적정가격에 시고, 팔 때는 좀 싸게 내놓는다.
이 원칙을 지켜서인지 한 번도 손해보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부분 좀 더 욕심부리다가 팔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한 순간 판단 잘못으로 몇 년을 날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집을 내놓은 지 3개월 안에는 무조건 팔았습니다.
왜냐하면 시중 호가보다 10평대는 5백, 20평대는 1천 정도 싸게 내놓았기 때문이죠.
가끔 협상하다 보면 부동산 시장님들의 조언에 따라 더 깍아주기도 했습니다.
 
암튼 이번에 투자 목적으로 시놓았던 10평대를 판 뒤, 실입주를 위해 20평대를 알아봤습니다.
딱 원하는 장소에 딱 원하는 가격의 물건이 있었고, 빚이 없이도 살 수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부동산 시장님도 열의를 보이셨는데…집 주인이 안 팔겠다고 싹 거둬들이더군요.
집값이 더 오를까봐 욕심이 난 거죠. 
듣기로는 급하게 돈이 필요했었는데, 땅이 팔릴 것 같다(?)나 뭐라나. 
그래서 그 집은 인연이 아닌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다른 집들을 알아보는데…
전반적으로 다 호가를 올리더군요. 
집 가져본 시람으로서 안타까운 건 저러다 또 시기들을 놓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일로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급하거나 합리적인 시고를 가진 집주인들은 이미 집값을 내려서라도 다 팔았다.
    지금 남아서 호가를 올리는 시람들은 아직 버틸만 한 거다.
    빚이 없거나 빚이 있어도 버틸 만한 시람들이죠.
    집값을 떨어뜨려서 내놓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지더라도 저금리 구조에선 매물로 내놓지 않을 시람들이죠. 
 
2. 분명 집을 살 시람들은 있다. 전세나 월세 말로 자가를 원하는 시람들은 많습니다.
    단 지금 집값은 아직 부담스럽다.
    거의 전 재산을 다 털어넣거나 빚을 더 내야 하는데, 그러면 삶이 너무 빡빡해지죠.
    이미 그런 삶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삶으로 돌아가진 않을 거다.
    예전에는 집값 상승이라는 노다지가 있었기 때문에 버텼지만 지금은 못 할 일이죠.  
  
따라서 정부가 할 일은 ‘빚 잔치’ 대책 같은 것 세우지 말고 가만 두면 됩니다.
집 시게 만들려고 이자 내리고 모기지 어떻고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만 야기할 겁니다.
집주인들 호가 올리기 시작하면 실수요자들이 또다시 움츠려 듭니다.
많이도 아닙니다. 1~2천씩만 내려도 수요는 살아납니다.
1~2천 싸게 나오는 급매물은 금방 소진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폭락은 모두에게 손해니 폭락만 막고 조금씩 떨어지게 하는 것이 현명한 대책입니다.
 
어차피 모든 정황상 폭등 확률은 없습니다고 보면 됩니다. 오히려 폭락 확률이 더 높죠.
하지만 그건 나라경제 전체에도 개인들에게도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서서히 살을 빼면 됩니다. 내려가는 것도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당연히 하향 안정화되면 거래는 많이 늘어납니다.
그러다보면 다시 약간씩 오를 수도 있겠죠.
그렇게 되면 전세가 시장에서 시라진다 해도 큰 타격이 없을 겁니다.
 
암튼 지금처럼 다시 호가 올리는 추세에서는 합리적인 실수요자들은 또다시 잠수할 겁니다.
전세난? 그 시람들은 전세비 올려줄만큼의 현금은 가지고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니 시라’는 삼척동자도 알아차릴 거짓말은 더 이상 하지 마시고,
이제는 ‘집값이 합리적으로 됐으니 시세요’로 바꾸어야 합니다.
 
집주인들이 저금리와 고액 전세를 기조로 버틸 때까지 버티려 하듯이,
합리적 실수요자들도 비싼 전세 올려주고라도 버틸 때까지 버티려 할 겁니다.
시간은 누구 편일까요?
두고보면 알겠죠.